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소설

세 개의 쿠키

 말하자면 이런 걸세, 난 카페를 들어오면서 점장에게 쿠키 3개를 받았다네.

점장은 이 쿠키가 세상에 단 3개 남은 것이라고 말을 덧붙혔다네.

 그 쿠키는 내가 처음 보는 것이었고, 호기심에였을까 무심코였을까 그 쿠키 중

하나를 입에 넣고 씹어보았지.

그 쿠키에선 환상적인 맛이 났다네. 지금까지 한 번도 맛 본적 없는, 이 세상의

다른 무엇과도 비견될 수 없는 특별한 맛이었지. 난 이 쿠키의 맛을 영원히

느낄 수 있길 바라고 있었네.

 쿠키는 아직도 2개나 더 남아있으니, 난 이 쿠키를 더 맛볼 수 없을 거란

걱정같은 건 하지 않았지. 단지 때때로 쿠키의 맛을 떠올리며 즐거워하거나

그 쿠키를 흉내내어 직접 쿠키를 구워보거나, 세상의 다른 모든 것들이

그 쿠키처럼 특별해질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보거나 했다네.

 난 그 모든 일이 즐거웠고, 말로 설명할 순 없어도 그 쿠키를 가장 잘

음미할 수 있는 사람임을 알았다네. 사실 다른 사람에게 권해본 적도 있는데

대부분 이 쿠키를 가까이 하는 것도 꺼려했지. 무슨 알레르기가 있다나? 그러니

이 쿠키는 온전히 나의 것이었고, 다른 사람과 나눌 수는 없는 경험이었네.

 난 쿠키의 맛을 잊을 수 없었지. 단지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 기억이 조금씩

희미해지고 있었고, 그럴 수록 쿠키에 대한 열망이 강해지고 있었다네.

열망이라니? 내가 왜 갈망이나 배고픔 같이 음식에 대해 주로 쓰는 말이 아닌

열망이라고 표현했을까? 잘은 모르겠지만, 내가 그 쿠키를 향해 가졌던 마음은

그 쿠키를 만들어낸 것과 동일한 무언가란 생각에서일 걸세. 오븐의

열기같은 것 말이네. 그것은 짐승이 가지는 허기와 전혀 다른 걸세.

 그렇게 강해지는 열망이 결국 두번째 쿠키를 먹게 했다네. 처음 먹었던 쿠키와

똑같은 맛이었네. 하지만 그 쿠키를 목으로 넘기기도 전에 세상에 그 쿠키는

단 하나만 남아있다는 것을 알았다네. 갑자기 목이 매였고 내 머릿 속엔

더 이상 그 쿠키를 먹을 수 없다는 생각만이 가득 찼다네.

 난 그날부터 미친 듯이 쿠키를 구웠지. 그 쿠키와 똑같은, 어쩌면 그보다 나은

무언가를 만들 수 있다는 생각에서였네. 하지만 난 그런 걸 만들 수 없었어.

아무도 반기지 않는 일을 계속 하면서, 난 경제적으로나 심적으로나

쓰러질 지경이었고, 더 이상 이런 일을 지속할 수 없다는 걸 알았지. 내 기억은

점점 희미해져서 그 쿠키란게 무엇인지 조차 헷갈리고 있었다네.

 어쩔 수 없이 남은 한 개의 쿠키를 먹었는데, 처음 먹었던 것과 똑같은 맛이었지만

너무나도 슬픈 기분이더군. 다신 그 맛을 느낄 수 없다는 걸 알았으니까 말이야.

한동안 쿠키를 계속 구웠고, 몇몇 주민들에겐 나눠주기도 했다네. 그중 누군가에게서

내가 처음 쿠키를 맛봤을 때의 표정을 발견할 수도 있었지만, 그것만으론 내가 더

쿠키를 구울 수 있도록 해주진 못했다네. 난 쿠키굽는 일을 그만뒀고, 이젠

어떤 음식도 입에 대지 못한다네. 내 입은 여전히 그 쿠키 맛을 계속해서 찾고 있으니.

 단지 때때로 그 쿠키 맛을 떠올릴 수가 있고, 내가 경험했던 행복도 같이 느낄 수 있지만,

그런 짓을 반복하면서 서서히 말라가고 있지. 내가 미쳤다고 말하는 사람이 많다네.

하지만 자네도 나와 같은 경험을 했다면… 누군가 당신에게 3개의 쿠키를 준다면...

자네도 나와 똑같은 일을 하게될 거란 걸 안다네.